본문 바로가기
여행,출장기/해외여행,출장기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by 로브로브 2025. 4. 13.

[아침 산책에서 만난 딘까우 사원 (Dinh Cau Temple) 방문기]

푸꾸옥 씨쉘즈 호텔에 머무는 동안, 어느 아침에는 조금 일찍 눈을 떴습니다.
아침 7시. 아이도 함께 일어나준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아침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선선한 공기와 적당한 기온 덕분에 활동하기에 참 좋은 날씨였고, 피곤함보다 상쾌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아침이었습니다.

호텔을 나서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바닷가를 오가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하거나 발을 담그는 사람들도 있었고, 조용히 산책을 즐기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흔히 ‘동남아 사람들은 느긋하고 게으르다’는 말이 있지만, 이곳 푸꾸옥에서 마주친 풍경은 그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강한 햇빛이 내려쬐는 낮에는 활동을 줄이는 현지의 생활 패턴을 생각해보면, 그런 인식은 단지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을 이어가던 중, 눈에 띄는 불쑥 솟아오른 바위와 그 위에 지어진 작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건물과 자연 지형이 묘하게 어우러진 그 풍경은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웠고, 본능적으로 “올라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입니다.

- 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 푸꾸옥 바다를 지키는 신성한 공간

딘까우 사원은 푸꾸옥 즈엉동 타운 북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작은 사원으로, 1937년 건립되었으며 바다의 여신 ‘티엔하우(Thien Hau)’를 모시고 있습니다. 그 기원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자주 발생하던 폭풍으로 인해 어부들의 귀환이 어려웠는데, 바다에서 갑작스레 솟아오른 바위가 어부들의 귀환을 도왔다고 전해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신의 뜻이라 여기고 이 바위 위에 사원을 지었습니다. 이후 딘까우 사원은 바다의 수호신에게 안전한 항해와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원 입구는 작은 돌다리로 이어져 있으며, 바위와 바다 사이를 잇는 이 입구는 무언가 신비로운 에너지를 품고 있는 듯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입구 바위에는 황금색 베트남어로 ‘Dinh Cậu Phú Quốc’라 새겨져 있었고, 이는 ‘푸꾸옥의 딘까우 신사’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다리에서 섬을 바라본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바다에는 출항하거나 귀항하는 배들이 오고갑니다. 한국에서 보던 어선과는 색상이나 형상에 차이가 있네요. 왼쪽에는 모래사장이 있어 사람들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습니다.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직접 마주한 딘까우 사원의 풍경]

사원 위로 올라가면 작은 절 혹은 신사가 나오고, 내부에는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컬러풀한 분위기였는데, 이는 우리가 익숙한 한국의 전통 사찰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주었습니다.
한 쪽에는 대비주(大悲呪, Chú Đại Bi)가 새겨진 비석도 있었습니다. 이는 자비의 상징인 관세음보살을 찬탄하고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해 달라는 불교의 진언입니다. 글귀 대부분은 산스크리트어로 된 내용을 베트남식 발음으로 표기한 것이라,  번역하여 알려드리는건 어렵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문장은 베트남어라서 번역이 가능했는데,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죠:

Nam Mô Đại Từ Đại Bi Cứu Khổ Cứu Nạn Linh Cảm Ứng Quán Thế Âm Bồ Tát (3 lần)
[나무 대자대비 구고구난 영감응 관세음보살]
→ “크신 자비로 고통과 재난에서 중생을 구해주시는 감응 있는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하나이다”-3번 반복

아마 어부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마음이 새겨진 비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비석은 사원이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서, 푸꾸옥 바다를 지키는 신앙과 공동체의 염원이 담긴 장소라는 점을 실감케 했습니다.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파란 등대와 바다의 조화]

사원 옆으로는 파란색과 흰색이 조화된 작은 등대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과거 어부들이 귀항할 때 참고했던 바위가 현대에 와서는 등대라는 형태로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원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종교와 무관한 사람이라도 이곳의 경치 하나만으로도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잔잔한 바다, 오고가는 배, 그리고 시원한 바람.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동시에 벅찬 기분이 들더군요.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내려오며 마무리]

사원 방문을 마친 뒤에는 주변을 산책하며 포토존과 간단한 음식점들을 구경했습니다. 사실 음식점은 나중에 여기 갈까 하다가 말고,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가족과 함께 모래사장을 걸으며 바닷물에 발도 담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조용하고 온전한 가족만의 아침이었어요.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25.3월] 푸꾸옥 #4|씨쉘 호텔 근처 아침 산책-딘까우 사원(Dinh Cau Temple)
그래도 모래사장을 걸을 땐 깨진 유리조각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마치 20년 전 우리나라 처럼요.

 


[마무리하며]

딘까우 사원은 단순한 관광 명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푸꾸옥 섬의 역사와 사람들의 바다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죠.
아침 산책 겸 가볍게 들르기에도 좋고, 일몰 때 방문하면 또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엔 노을 질 무렵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못 가봤지만, 일몰 시간 대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은 꼭 한 번 가보세요. 다음 후기는 베트남 현지음식점, MEO KITCHEN 방문 후기입니다.